'2018 대한민국 에너지대전' 다녀와보니
5일까지 일산 킨텍스서 진행… ‘역대 최대’ 303개社 참여, 에너지 기술 총망라, 다양한 혁신 체험의 장
[유준상 기자, 이뉴스투데이]
[에너지 분야 국내 최대 전시회인 ‘2018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이 2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됐다. [이뉴스투데이 DB]]
문명의 진보, 그 중심엔 에너지가 있었다. 인간은 삶의 터전인 지구에 주어진 에너지를 활용해 삶의 품격을 높여왔다.
동시대 사람들에게 화석 원료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친숙한 에너지원이다. 전력 생산과 산업 전반을 떠받치는 발전원으로 산업화 아이콘인 자동차의 핵심 연료로 사용되며 문명을 지탱해왔다.
영원히 지속될 것 같았던 ‘화석 연료 전성기’도 최근 균열이 가해지기 시작했다. 이미 세계는 에너지 전환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삼고 친환경 에너지원에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오늘날에도 에너지 진보의 시계가 멈추지 않았다는 뜻이다.
2일 기자가 찾은 전시장에서 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기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이 개최한 ‘2018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을 방문했다. 에너지대전은 일산 킨텍스에서 이달 5일까지 나흘간 지속된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개회사에서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며 에너지 산업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공급 측면에서 전력 믹스에서 벗어나 에너지원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전체 에너지믹스의 최적화를 추진하고 수요 측면에서 산업‧건물‧수송 등 각 부문에서의 에너지 소비구조의 혁신을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린에너지의 친환경 어항을 둘러보고 있는 방문자. [이뉴스투데이 DB]]
이번 전시에는 국내 에너지를 활용한 기술 혁신 결과물들이 총망라됐다. 역대 최대 규모인 303개사가 참여해 1050개 부스에서 각사의 에너지 기술과 결과물을 뽐냈다. 주체인 산업부는 “에너지 전환, 중소기업 수출 지원, 일자리 창출, 국민 참여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개회 후 본격적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한화큐셀, 삼성, 현대, LG 등이 전시한 태양광과 풍력발전기,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신재생 발전 주력 설비들에 중년 참여자들의 발길이 몰렸다. 전기자동차, 드론, 열차단시트 등 에너지혁신 성과물들에는 청년들의 눈길이 쏠렸다.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은 전기자동차 가상 운전대에 올라 신나게 체험하기도 했다.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1인용 전기자동차’였다. 대창모터스가 지난해 국내 유일 초소형 전기차로 개발해 출시한 ‘다니고’ 전시장을 둘러봤다.
[초소형 전기차. [이뉴스투데이 DB]]
사진으로만 보던 초소형 자동차를 직접 보니 신기하기도 했지만 궁금증이 생겼다. 고속주행을 할 수 있을까? 고속도로에서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까? 전기 충전은 얼마나 갈까? 갖가지 궁금증을 머금은 채 이 아담한 자동차의 매력에 푹 잠겼다.
궁금증은 이내 풀렸다. 대창모터스 관계자는 “초소형 자동차 다니고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에 약 150km를 이동할 수 있으며 최고 속력은 80㎞까지 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초소형 자동차는 장거리용이 아닌 출퇴근이나 단거리용으로 개발됐다”면서 “지구온난화 시대 ‘친환경’과 ‘실용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혁신 주력 기술을 돕는 보완 기술도 눈에 띄었다.
풍력발전기를 관찰하고 관리하기 위해 제작된 ‘드론’이 그중 하나였다. 드론 생산업체인 니어스랩(Nearthlab)은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수집하는 자동비행솔루션(Autonomous Flight Solution) 개발에 전념해왔다. 이를 통해 기존 상업용 드론들의 약점이던 안정성, 자동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다.
[풍력발전기 관리용 드론. 한 기당 안전점검 시간을 15분 내로 혁신적으로 줄였다. [이뉴스투데이 DB]]
니어스랩 관계자는 “블레이드(날개) 전면의 마모면적과 블레이드 상의 크랙의 정확한 위치와 길이 등 원하는 정보를 정략적으로 측정한다”면서 “또한 매 점검시마다 블레이드 상 동일한 위치를 반복적으로 촬영해 동일 손상 부위에 대한 데이터를 축정하고 시간에 따른 손상의 진행을 확인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점검 시간도 혁신적으로 단축했다.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된 드론 모델은 풍력발전기 한 기 안전점검 시간을 15분 내로 줄였다”면서 “작업자가 밧줄이나 크레인을 이용해 접근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20배 이상 빨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가상테스트 장비도 흥미를 자극했다. 국내 자율주행차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 수준이다. 이에 자율주행차의 인공지능이 실제 주행을 하지 않고도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상황 대처 능력을 익힐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가 기술력을 꽃피웠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가상테스트 장비. 차량의 인공지능이 실제 주행하지 않고도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상황 대처 능력을 익힐 수 있다. [이뉴스투데이 DB]]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ECU(electronic control unit)는 컴퓨터로 제어하는 전자제어장치다. ECU는 실제 주행 화면을 인식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브레이크 밟아라’, ‘핸들을 틀어라’ 자발적으로 명령을 내린다. 교통신호나 행인이나 차량이 튀어나오는 갖가지 상황을 시뮬레이터화해 ECU가 인식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주최 기업 이노시뮬레이션 관계자는 “가상의 도로환경 소프트웨어와 시뮬레이터된 장비를 이용하면 실제 차를 갖고 도로에서 검증하는 것보다 비용을 감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테스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이지만 자율주행차 개발 선행 단계에서 필수적인 장비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가정용 도시가스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연료전지. [이뉴스투데이 DB]]
가정용 도시가스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연료전지’도 발길을 이끌었다. 발전사에서 송전탑을 거쳐 가정에 들어오는 전기는 효율이 50% 수준으로 손실에 큰 데 비해 연료전지는 도시가스를 이용해 전기와 열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효율이 90% 수준이다.
수소와 공기 중 산소가 전기 화학적 반응을 통해 발생된 직류(DC)전기가 전력 변환기를 통해 교류(AC:220V)로 변환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원리다.
연료전지 전시자인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발전과 온수를 동시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점이 최대 장점”이라며 “한 달에 700kW 생산할 수 있는 이 장비는 한 달 평균 500KW 사용하는 한 가구의 전력 사용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